A4 8쪽 분량 읽어… “비난 예상돼 현 남편에 범행 말 못해”
방청석에서 "명예훼손이다. 똑바로 말해라" 반박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이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밝히며 성폭행을 당할 것 같아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날 자신의 행동을 참았어야 했다”며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반성하며 피해자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고 말했다.
3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정봉기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고유정 사건’ 4차 공판에서 고유정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이 직접 작성한 A4용지 8쪽 분량의 의견서를 읽어 내려갔다.
고씨는 “지난 5월25일로 돌아가, 마트 주차장에서 고집을 부려 헤어지지 못한 것을 매일 후회하고 있다”며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해 악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말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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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고씨는 지난 5월25일 펜션으로 가기 전 상황들을 설명하며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부엌에서 수박을 자르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갑자기 다가와 자신의 몸을 만졌다”며 “피해자를 향해 무슨 짓이냐고 외쳤지만,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씨의 진술을 듣고 방청석에서는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똑바로 이야기해라”고 고성이 쏟아졌다. 고씨는 방청석을 향해 “제가 말하는 것은 진실입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어 고씨는 현 남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고씨는 “자신을 속였다며 비난할 것 같아 현 남편에게 펜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며 “큰 사건이 발생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지른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그 사람(피해자)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아빠와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할 아이에게 미안하고 그날 제가 했던 행위를 참았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제가 마트에서 산 물건들은 일상적인 것이고 카레에 졸피뎀을 넣은 적도 없다”며 “제가 저지른 행위에 대한 정당한 죄값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당초 재판부는 1차 공판 당시 고씨에게 모두진술을 할 기회를 줬지만, 고씨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하지만 고씨는 지난 3차 공판 때 입장을 바꿔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이 작성한 의견서가 아닌 고씨가 수기로 직접 의견서를 작성해 온다면 모두진술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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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08:06: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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