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갑작스럽게 이뤄져 정식회담이 아닌 환담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모든 갈등의 원인을 한국 탓으로 돌려왔으나 이번엔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서면브리핑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정상들과 환담을 나눴고, 이후 뒤늦게 도착한 아베 총리를 옆자리로 인도해 오전 8시35분에서 8시46분까지 11분간 단독 환담했다”며 “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고 대변인은 최근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는 협의로 실질적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으며 아베 총리도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태국 현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일본 총리 관저 발표에서는 11분간 회담을 두고 ‘아베 총리는 양국 현안에 일본 측 입장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그 여부는 제가 더 이상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일본 측에서 발표한 원칙적 입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그 발언을 정리한 분께서 더 잘 알겠지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데에는 한일 양국 간에도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화가 오늘 내일 사이에 더 있을 가능성을 두고 고 대변인은 “글쎄요, 알 수가 없다”며 “오늘 11분간 환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환담의 자리는 미리 협의가 된 자리는 아니었다”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서 대통령이 먼저 정상 대기 장소로 가서 아세안 각국 정상들과 여러 대화를 나눴고, 아베 총리가 들어와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권하면서 11분간 환담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수출규제와 강제징용문제 등이 논의됐는지를 두고 고 대변인은 “다른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문 대통령이 말한) 고위급 협의는 지금으로서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한 발언과 관련해 과거 아베가 ‘이번 일이 한국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에 한국이 입장을 바꿔야 된다’고 주장해온 입장에서 진전되거나 전향된 것이냐는 의문도 나왔다. 고 대변인은 “일본 측 입장에는 저희가 해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날 만남을 환담으로 규정한 이유를 두고 고 대변인은 “의제를 오랫동안 협의와 약속하고 하는 것이 정상회담이고, 풀 어사이드(pull aside) 약식 회담의 경우 좀 더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지만 미리 약속한 경우를 말하는 반면, 오늘 자리는 미리 협의된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담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환담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강제징용과 관련해 징용피해자들이 납득할만한 안을 만들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그 내용이 한일 기업과 한국 국민 기부금을 재원으로 삼는 방안(‘1+1+알파’의 알파)으로 알려져 있는데 청와대와 교감이 있는 논의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고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 1+1에서 공식적으로 더 제안한 것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제안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어느 단위까지 합의가 됐는지 여부는 제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한일 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12월 중에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과 관련해 고 대변인은 “한중일 정상회담을 저희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없다”며 “한일관계가 조금 더 풀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방안들을 모색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고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모든 정상과 다 환담을 나눴고, 대부분 정상들은 대통령의 모친상에 조의를 표해 문 대통령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19-11-04 06:50:2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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