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 청년들 "어디가서 지지한단 말 못해", "갑질 논란 인사 영입 시도 의문"
黃 "날카로운 지적 잘 들어… 변화에 시간 필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청년 30명이 참석했다. 청년 정책을 자유롭게 토론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청년들은 "한국당은 '노땅' 정당", "보수라고 말하기 수치스럽다"면서 황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한국당이 초청한 '청년정책비전 공감단' 청년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청년은 "쓴소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했던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인지 의문스럽다"며 "여당 시절과 같은 그럴 듯한 말을 적어 놓은 걸로 밖에 안 보였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를 향해 "대표가 개혁 의지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자 아까운 시간을 들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구색 맞추기로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청년들이 모였다고 (생각해) 이용한다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며 "대표가 청년을 이용하려고 온게 아니라면 청년들의 비판을 흘려 듣지 말라"고 했다.
다른 청년 참석자는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 논란을 일으킨 한국당의 공감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야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가 있다"며 "공관병 갑질 논란이 있는 박 전 사령관 영입과 같이 청년 신뢰를 잃는 행보를 지속하면서 어떻게 청년층 지지를 얻겠다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다"고 했다.
행사 기획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청년은 "평일 오후 2시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청년들은 오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이런 기본적인 디테일 하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기획한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20대 국회가 사실상 12월로 끝나는 마당에 상임위 단계에 있는 청년기본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것도 현실성 없는 얘기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아주 날카로운 말 잘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오고 싶어 하는 정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변화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정책에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며 "시작이 중요하고 출발이 중요하다. 여러분들과 첫 만남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청년 사이에서는 선배나 상사들이 성과를 가로채는 현상을 '빨대를 꽂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청년 세대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청년의 취향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2019-11-19 08:11:1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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