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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땅 정당" "셰임 보수"...'청년 정책' 발표장서 청년들에 쓴소리 들은 황교안 - 뉴스플러스

"노땅 정당" "셰임 보수"...'청년 정책' 발표장서 청년들에 쓴소리 들은 황교안 - 뉴스플러스

입력 2019.11.19 17:11 | 수정 2019.11.19 18:07

한국당 '청년정책비전' 발표... "채용·입시비리 공천 배제, 국가장학금 1조원 증액"
행사 참석 청년들 "어디가서 지지한단 말 못해", "갑질 논란 인사 영입 시도 의문"
黃 "날카로운 지적 잘 들어… 변화에 시간 필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청년 30명이 참석했다. 청년 정책을 자유롭게 토론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청년들은 "한국당은 '노땅' 정당", "보수라고 말하기 수치스럽다"면서 황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는 이날 '청년x(곱하기) 비전+(더하기)'라 이름붙인 행사에서 "청년 일자리를 강탈하는 고용세습과 불법 탈법 관행을 반드시 혁파해서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채용비리 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녀 등 친·인척의 채용 비리, 입시비리가 밝혀지면 당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했다. 또 청년들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장학금의 규모를 기존(약 3조6050억원)보다 1조원 증액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20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제출한 '청년기본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초청한 '청년정책비전 공감단' 청년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청년은 "쓴소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했던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인지 의문스럽다"며 "여당 시절과 같은 그럴 듯한 말을 적어 놓은 걸로 밖에 안 보였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를 향해 "대표가 개혁 의지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자 아까운 시간을 들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구색 맞추기로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청년들이 모였다고 (생각해) 이용한다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며 "대표가 청년을 이용하려고 온게 아니라면 청년들의 비판을 흘려 듣지 말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꿀템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청년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꿀템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청년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뉴시스
한 인하대 학생은 "저는 한국당을 지지하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지지한다고 표현하지 못 한다. 그런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난 '샤이(shy·수줍은) 보수'가 아니라 '셰임(shame·수치스러운) 보수'라고 말한다. 내가 어디가서 보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치심이 든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한국당 하면 '노땅 정당'이란 얘기가 많다. 젊은 층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스스로 자랑스러운 보수라고 칭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달라"고도 했다.

다른 청년 참석자는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 논란을 일으킨 한국당의 공감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야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가 있다"며 "공관병 갑질 논란이 있는 박 전 사령관 영입과 같이 청년 신뢰를 잃는 행보를 지속하면서 어떻게 청년층 지지를 얻겠다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다"고 했다.

행사 기획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청년은 "평일 오후 2시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청년들은 오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이런 기본적인 디테일 하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기획한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20대 국회가 사실상 12월로 끝나는 마당에 상임위 단계에 있는 청년기본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것도 현실성 없는 얘기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아주 날카로운 말 잘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오고 싶어 하는 정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변화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정책에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며 "시작이 중요하고 출발이 중요하다. 여러분들과 첫 만남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청년 사이에서는 선배나 상사들이 성과를 가로채는 현상을 '빨대를 꽂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청년 세대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청년의 취향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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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08:11:1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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