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82명이다. 이들 중 대구·경북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를 포함해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이 38명이다. 31번 환자가 입원했던 한방병원에서도 환자가 나왔다. 이때문에 그동안 31번 환자가 신천지대구교회 내 수퍼전파자일 것이란 추측이 우세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발병일을 지난 7일 아니면 지난 10일 정도로 보고 있다"며 "전체 신천지 관련 사례들의 발병일로 유행 곡선을 그려보면 지난 7일, 8일, 9일에 일부 환자가 있다. 그리고 지난 15, 16, 17일에 굉장히 큰 피크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 환자를 초반 환자로 보기는 어렵다. 유사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가 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들이 어딘가에서 공동 폭로(감염원에 노출되는 것)가 됐고, 이 사람들이 또 지난 9일과 16일 예배를 통해 2차 증폭이나 2차 감염이 일어났다고 가정을 가지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31번 환자가 주도적인 감염원이었는지 아니면 이 사람을 누군가가 또 감염시켰는지에 대한 추적조사를 하고 있지만, 현재 판단으로는 31번 환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 사이에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정 본부장은 "전파력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에 비해 재생산지수(R0·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추가 환자 수) 값이 2~3으로 상당히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유증상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경증으로 인지하고 예배를 보러 가고, 밀집한 예배장의 환경과 그런 공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같이 예배를 보는 환경적 요건에 노출된 상황에서 초기에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의 특성 자체가 전염력을 높이는 작용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교회 등을 통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교회의 경우 슈퍼 전파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이 교회 내에서 접촉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교회는 싱가포르에서도 환자가 대거 나왔던 클러스터(무리)다. 이러한 감염 클러스터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2020-02-20 07:44:4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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