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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TALK] 화성 착륙 위한 마지막 관문 ‘마의 8분’… 美 이어 中 뚫을까 - 조선비즈

sisofsains.blogspot.com
입력 2020.07.25 08:00

화성 중력권 진입부터 낙하산 펼치기까지 ‘찰나의 순간’
착륙 전 마지막 과정… "열악한 환경 속 정교한 기술 요구"
美⋅옛소련만 성공… 中 발사 ‘톈원 1호’ 내년 봄 재도전
미국 30일 6번째 탐사차량 발사로 진보된 기술 과시할듯
지난 2013년 11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 임무를 마치고 카자흐스탄의 한 지역에 낙하산을 펼치고 착륙하고 있다./NASA/Bill Ingalls
화성 탐사 임무 중에서도 지상에 착륙하는 ‘재돌입’은 궤도를 공전하는 ‘궤도 진입’보다 더 어려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재돌입은 착륙선이 궤도에서 화성 중력권으로 진입, 적당한 착륙 지점을 골라 그 근처까지 안전하게 떨어진 후 낙하산을 펼 때까지의 과정이다. 걸리는 시간은 총 8분. 지구에서부터 수개월을 여행해온 탐사선에게는 찰나의 시간이지만, 우주항공계에서 ‘마(魔)의 8분’이라고 부를 만큼 성공하기 힘든 과정이다. 이미 화성까지 탐사선을 쏘아보낼 발사체(로켓) 기술을 여러 나라가 보유한 지금, 화성 지상 탐사 임무의 성공 여부는 재돌입 과정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3일 중국 국가항천국이 자국의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로켓 ‘창정(長征) 5호’에 실어 발사했다고 관영매체가 전했다. 톈원은 궤도선과 함께 로버(탐사차량)를 품은 착륙선도 포함하고 있다. 궤도 진입과 재돌입은 각각 내년 2월과 4~5월로 예정돼 있다. 첫 탐사에 지상 착륙까지 해치우겠다는 것이다.

중국과학원 국가우주과학센터 연구팀은 지난 13일 ‘네이처 애스트로노미’ 기고문을 통해 "이런 방식의 행성 탐사는 처음"이라며 "성공할 경우 엄청난 기술 혁신"이라고 했다.

◇화성환경 기술로 극복한 美… "달 착륙한 中, 성공할지도"

지상 착륙은 1960년 소련이 최초로 성공한 후 현존하는 국가 중에서는 미국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상황이다. 유럽항공우주국(ESA)은 2003년 ‘비글’, 2016년 ‘엑소마스’ 등 두 차례에 걸쳐 착륙선을 보냈지만 모두 재돌입 과정에서 실패, 교신이 두절됐다. 중국은 2011년 러시아와 함께 ‘잉훠 1호’를 발사했지만 역시 실패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2006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배출 사업을 이끌었던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연구팀장은 25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강대국들에게조차 재돌입이 어려운 건 크게 두 가지 원인, 환경적 원인과 기술적 원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적 원인은 화성의 대기가 얇아 착륙선이 충분히 감속할 수 없어서 생기는 원인이다. 지구 대기를 벗어나면서 로켓을 벗어던진 탐사선이 화성 대기로 돌입할 때는 감속 엔진 없이 화성 중력에 이끌려 자유낙하한다. 낙하 속도가 낮아야 착륙 성공률이 높아진다. 중력이 약하고 공기저항이 클수록 유리하다. 화성 중력은 지구의 40% 수준으로 약하지만 공기저항은 훨씬 더 약하다.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1기압)의 160분의 1인 0.006기압에 불과하다. 착륙선에게는 감속지대라고 할 수 있는 대기층의 두께 역시 지구가 160층짜리 건물 높이라고 할 때 화성은 1층짜리에 불과한 셈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착륙 제어’를 수행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이 필요하다. 착륙 제어는 레이더 등 관측장비로 화성의 기상과 지상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가장 안전한 낙하경로와 착륙지점을 찾아 적절한 시점에 낙하산을 펴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외부 환경조건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낙하경로와 착륙지점도 따라서 바뀌게 된다.

사람이 직접 원격 조종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지구와 화성 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지구에서 550만km 떨어져있는 화성까지 전파가 도달하는 데만 7분이 걸린다. 전파를 주고받아 1회 교신하는 데만 20여분이 걸리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착륙 제어를 지구에서 할 수는 없다. 결국 탐사선 스스로 환경에 대응해야 하지만 수백만 단계의 소프트웨어 시퀀스(세부처리과정)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까지는 미국만이 이 기술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의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실은 로켓 창정 5호의 발사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이번에 착륙에 성공하면 미국과 함께 화성 탐사 분야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최 팀장은 "어려운 임무지만 달 착륙에도 성공한 중국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작년 1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킨 바 있다.

◇美 탐사차량, 30일 탐사선 없이 홀로 지구서 출발… 한국은 ‘시기상조’

미국 역시 새로운 착륙선을 발사해 기술적 우위를 선보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30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미국이 30일 화성에 쏘아보낼 예정인 탐사차량 ‘퍼시비어런스’의 임무 수행 상상도./NASA
퍼시비어런스는 탐사선이 아닌 로버의 이름이다. 미국은 비행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로버를 품을 탐사선을 빼고 로버 단독으로 로켓에 실어 발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기 관측, 착륙 제어 등 탐사선이 수행할 기능을 로버에 직접 넣야 하기 때문에 로버 자체의 무게는 늘어난다. 톈원의 로버 무게가 240kg인데 반해 퍼시비어런스는 1톤(t)이다. 하지만 톈원 전체 무게(5톤)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가볍다. 가벼운 만큼 몸체 폭발이나 고장 없이 안전하게 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은 이같은 전략으로 ‘소저너’ ‘스피릿’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인사이트’ 등 이미 5개 로버를 화성에 착륙시켰다. 퍼시비어런스는 이들 뒤를 잇는 6번째 로버다. 큐리오시티보다 이동경로를 최대 5배 빨리 계산할 수 있다.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카메라를 포함해 총 23대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퍼시비어런스와 톈원 모두 지형과 지질, 지하 얼음층 등을 조사한다. 암석을 채취한 후 지구에서 보내는 후속 우주선에 태워 귀환시키겠다는 계획까지 미⋅중 양국이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화성 지상탐사 가능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8년 마련한 우주개발기본계획에 따라 아직까지 국제협력을 통해서만 화성 탐사를 추진할 수 있다. 조 단위의 사업비가 들어가 국가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퍼시비어런스 임무에 들어가는 비용은 3~4조원이라고 한다. 2022년 우리나라가 착수할 달궤도선 개발비용은 1978억원 규모다.




July 25, 2020 at 06: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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