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2시간 넘게 지속된 과방위 국감에서 정작 과학 분야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인공위성 영상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와 정부 연구개발(R&D) 투입 대비 미미한 성과 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이를 포함해 과학계 현안에 대한 논의는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
한 과학계 인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과방위 국감에서 과학 이슈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의원들 대부분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급급해 과학보다는 일반인이 관심 있는 통신요금 등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한탄했다. 국감 `스타`가 되기 위한 욕망은 본질을 흐리기 일쑤다. 이번에도 과방위 참고인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 인기 캐릭터 `펭수`를 채택해 출석을 요구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가 벌어졌다. 여야가 서로를 헐뜯느라 제대로 된 정책 질의도 못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생중계되는 사이 과학 현안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기초바이러스연구소와 방사광 가속기 설립 등 과학계에 산재해 있는 중요한 이슈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여기에 오는 20일 열릴 예정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출연연, 과기정통부 소속 직할기관 등 53곳에 대한 국감은 시작도 전부터 이미 `부실·졸속 국감`이라는 질책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틀에 걸쳐 진행하던 국감 일정을 하루(6시간)로 줄였고, 50개가 넘는 피감 기관 중 19개 기관만을 선별해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과방위원들은 한목소리로 국감을 `행정부를 상대로 한 종합정밀건강검진`이라고 표현했다. 과기정통부의 심장과도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점검이 빠진 건강검진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혹시 과방위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이제라도 국감장에서 사라져버린 과학 현안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길 바란다.
[벤처과학부 = 이새봄 기자 cestb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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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2, 2020 at 10:0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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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과학 빠진 과기부 국감 - 오피니언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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