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차례 그랑프리에서 8차례 우승…7번째 챔피언도 눈앞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영국 포뮬러원(F1) 드라이버의 '자존심' 루이스 해밀턴(35·영국·메르세데스)이 마침내 '전설' 미하엘 슈마허(51·독일)의 그랑프리 역대 최다우승 기록을 넘어서며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알렸다.
해밀턴은 26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티망의 알가르브 인터내셔널 서킷(4.653㎞·66랩)에서 펼쳐진 2020 F1 월드챔피언십 12라운드 '2020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1시간29분56초82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아 팀 동료인 발테리 보타스(1시간30분22초420)와 라이벌 막스 페르스타펜(레드불·1시간30분31초336)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시즌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2일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11라운드 '아이펠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전설' 슈마허의 최다우승(91승) 기록에 타이를 이뤘던 해밀턴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92승째를 쌓아 역대 최다 우승자로 우뚝 섰다.
이번 시즌 12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무려 8승을 챙긴 해밀턴은 챔피언십 포인트 256점을 기록, 2위 보타스(179점)와 점수 차를 77점으로 벌리면서 이번 시즌 개인 5차례 레이스를 남기고 통산 7번째 챔피언 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해밀턴이 통산 7번째 챔피언에 오르면 '전설' 슈마허가 작성한 역대 최다 챔피언(1994년, 1995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2007년 흑인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F1 드라이버로 입문한 해밀턴은 개인 통산 6회 챔피언(2008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에 오르며 '포스트 슈마허'로 입지를 다졌고, 이제 슈마허를 추월하는 일만 남았다.
해밀턴은 '최다 우승' 기록을 대역전극으로 장식했다.
예선 1위로 결승에서 폴포지션을 차지한 해밀턴은 선선하고 비가 흩뿌리는 날씨 때문에 노면과의 그립과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미디엄 타이어를 장착하고 레이스에 나섰다. 2번 그리드의 보타스 역시 미디엄 타이어를 선택했다.
반면 3번 그리드의 페르스타펜과 7번 그리드의 카를로스 사인스(맥라렌)는 그립이 뛰어나고 스피드도 빠르지만 쉽게 마모되는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해 초반 승부를 선택했다.
스타트부터 이변이 펼쳐졌다.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한 사인스는 2번 랩에서 보타스와 해밀턴을 2, 3위로 밀어내고 '깜짝' 선두로 뛰어올라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타이어의 온도가 오르자 보타스와 해밀턴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6번 랩에서 보타스가 사인스를 따라잡았고, 7번 랩에서는 해밀턴마저 사이스를 추월해 보타스와 해밀턴이 나란히 1~2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해밀턴은 20번째 랩 직선 구간에서 보타스를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선 뒤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며 우승을 따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팀 스태프들로부터 무전으로 "루이스 92, 92"라는 축하의 말을 들은 해밀턴은 "와우!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없었다"라고 화답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해밀턴은 기자회견에서 "매년 혁신을 이뤄준 메르세데스 팀에 감사드린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특권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정신적으로는 '레이스 모드'다.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라고 기뻐했다.
horn9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0/26 06: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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