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군기지 2곳에 탄도미사일 보복공격 - 한겨레

이란, 미군기지 2곳에 탄도미사일 보복공격 - 한겨레

이라크내 기지에 15발 발사
사상 첫 정규군 동원 보복
“미국 반격땐 더 치명적 공격
잠재적 목표물 100곳 있다”
트럼프 대응에 전세계 촉각

이란이 8일(현지시각)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내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를 겨냥해 발사한 미사일의 모습이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각) 새벽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2곳에 15발의 탄도미사일을 쏘는 보복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공습암살한 지 닷새 만에 이란의 예고대로 ‘가혹한 보복’ 공격에 나선 것이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대리세력들을 내세워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공격하는 방식을 취해왔던 이란이 자체 정규군을 동원해 직접 보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도 이란의 반격 시 압도적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미국의 대응 수위가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3·4·5면

이란 국영텔레비전은 이날 새벽 1시20분께 이란군이 이라크 내 미군 목표물에 미사일 15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뤄진 곳은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위해 미군과 연합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아르빌 기지 등 2곳이다. 이란의 보복공격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 “미국에 비례적이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쿠드스군은 이번 공격이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따른 보복이며 “미국이 또 다른 공격을 할 경우, 더 치명적인 공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아랍국가에서 미군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의 우방이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할 경우,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에 주둔하는 미군이 이란 영토를 공격하는 데 가담하면 두바이가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도 혁명수비대가 지원하는 헤즈볼라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텔레비전도 하메네이 쪽의 말을 인용해 이번 미사일 공격은 여러가지 ‘보복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약한 것이라며, 또 다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0개 정도의 ‘잠재적 보복 목표물’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공격에 따른 미군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피격 지점이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인데다 이날 일찌감치 이란의 미사일 공격 첩보를 입수해 제때 벙커에 대피할 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쪽에 무게를 뒀다. 반면, 이란 국영방송은 혁명수비대 고위 소식통의 말을 따 “미국인 테러리스트 최소 80명이 죽었다”며 미군 헬기와 군사 장비들이 심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보복공격 뒤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지며 출구를 모색하는 모습도 보였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하길 원치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국민과 고위 군인을 겨냥한 비겁한 공격을 감행한 (미군) 기지에 대해 방어적인 비례 대응을 한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공격에 즉각적인 대응 방침은 밝히지 않은 채 “모든 게 괜찮다. 아직까지는 매우 좋다”는 등의 짤막한 트위트만 올렸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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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8 10:14:4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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