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네이처 표지에는 우주인 복장 위에 미묘한 무늬가 비친 그림이 실렸다. 무늬는 흔히 물질의 제5상태로 불리는 특별한 물질을 상징한다. 중력이 거의 없는 환경인 우주에서 인류가 처음으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특수한 상태의 물질을 구현하고 그 특성을 측정하는 데 성공한 연구가 이번주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로버트 톰슨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팀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한 실험시설을 이용해 루비듐 기체를 냉각해 특정한 원자 상태로 배열하는 방법으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상태를 보이는 물질을 만들었다. 그 뒤 그 특성을 측정해 지상의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물질과 처음 비교하는 데 성공해 네이처 11일자에 발표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보손'이라는 특수한 성질을 갖는 기체 원자를 절대 0도(섭씨 영하 273도)로 냉각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입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스핀이라는 양자역학적 특성이 정수인 보손이고, 다른 하나는 스핀이 분수 형태를 보이는 페르미온이다. 입자의 분포 특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을 때 페르미온은 상태가 같은 입자가 함께 존재할 수 없지만, 보손은 상태가 같은 입자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같은 상태로 다량의 입자가 존재할 경우 입자는 마치 하나의 입자처럼 움직이는 특성도 보인다. 이 같은 상태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고 부른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매우 독특한 성질을 지녀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연구에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지상에서는 중력의 영향 때문에 온전하게 구현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웠다. 이에 과학자들은 지구 중력의 영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상태인 400km 상공 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구현하고 특성을 측정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톰슨 교수팀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저온원자실험실'이라는 실험장비를 구축하고 루비듐 기체의 온도를 절대0도에 가깝게 낮췄다. 이렇게 구축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물질의 특성을 측정한 결과 자기장 등을 이용해 원자를 통제하는 장치를 껐을 때에도 응축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이 지상보다 수십 배 이상 길어지고, 응축을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도 훨씬 적게 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세중력 상태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의 특성을 더 자세히 측정할 수 있고 상태를 구현하기도 쉽다는 뜻"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June 14, 2020 at 05:5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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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물질의 제5상태' 미세중력 상태에서 측정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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