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동박새가 칠레 대황에 앉아 있는 모습을 이번 주 표지에 실었다. 이 동박새는 칠레 대황의 열매를 먹고 씨를 다른 곳에 전파한다. 특이한 점은 동박새와 대황 모두 뉴질랜드에 없던 종이라는 사실이다. 일종의 외래종이다. 국제 교역이 늘고 교통수단에 의한 사람들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기존 생태계에 없던 새로운 종이 유입돼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은 사례에 속한다.
이번주 네이처는 이렇게 외래종 유입에 따라 기존 생태계 없던 새로운 생태 질서가 확립되고 그에 따라 지역의 종 다양성이 줄어가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연구한 논문을 표지논문으로 다뤘다.
이반 프리케 미국 매릴랜드대 국립사회환경융합센터 교수와 장크리스티앙 스벤닝 덴마크 아르후스대 생물학과 교수팀은 전세계 주요 대륙과 섬 등 410개 지역에서 약 5000종의 동식물의 관계를 연구했다. 여기에는 1631종의 동물과 3208종의 식물이 포함됐다. 동물의 3분의 1은 조류였고 나머지는 대부분 박쥐와 영장류 등 포유류였다. 파충류와 어류는 1%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 동물과 식물종을 하나의 ‘점’으로 취급하고 식물과 그 식물의 열매를 동물 사이의 관계를 점을 연결하는 ‘선’으로 그려 일종의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그 뒤뒤 외래종 유입이 이런 동식물 생태계 네트워크의 특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인간의 환경 파괴가 심한 지역일수록 외래종 유입이 많았으며, 외래종 유입은 지난 75년간 7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별로는 큰 대륙보다는 태평양이나 대서양의 섬 지역이 특히 심했다.
또 외래종은 또다른 외래종과 더 생태적 관계를 잘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과 식물 모두 재래종보다 새로 유입한 외래종과 관계를 맺을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같은 지역에서 식물과 이 식물을 먹는 동물이 함께 유입된 경우도 있었지만, 동물과 식물이 각기 서로 반대 지역으로 유입되며 양쪽에 같은 동식물이 존재하게 된 경우도 있었고, 아예 다른 대륙에서 온 두 외래종 동식물이 새롭게 먹고 먹히는 관계를 형성한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두드러지고 흔해지면서 전체적인 생태계 다양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대륙과 대륙 사이, 육지와 섬 사이에 지리적 격차에 의해 유지되던 독특한 종 다양성이 외래종 동식물 쌍 유입을 계기로 사라지고, 그 결과 전세계 도처에서 비슷한 동식물 쌍이 관찰되게 됐다.
연구팀은 “외래종 유입과 자신들끼리의 동식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특성은 종 다양성을 떨어뜨려 종 구성을 단순화하고 생태계의 회복력을 떨어뜨린다”며 “생태계의 복잡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ptember 05, 2020 at 06:3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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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외래 동식물 침입에 뒤섞이는 전세계 생태계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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