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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엄청난 돈 들이는 선거 전 캠페인, 그만큼 가치 있을까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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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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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구 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투표함의 모습을 이번주 표지에 실었다. 투표는 민주주의를 상징한다. 사이언스는 이달 4일 ‘불확실한 상태의 민주주의’라는 주제라는 특집호에서 전 세계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은 세 편의 기사와 민주주의 연구들에 관해 정리한 네 편의 리뷰 논문을 실었다.

데이비드 니커슨 미국 템플대 정치과학부 교수와 토드 로저스 하버드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번 특집호에 ‘캠페인이 선거 결과에 생각보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캠페인은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다. 미국 대선에서는 매 선거마다 엄청난 돈이 유권자에게 들어가지만 정작 효과는 덜하다는 것이다. 미국 비영리단체 ‘책임있는 정치 센터’ 분석에 따르면 2016년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쓴 돈은 총 25억 달러(약 2조 9700억 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미국 대선 캠페인은 승리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거때마다 수억 달러를 지출한다”며 “하지만 선거 당선 여부는 전재와 전염병, 후보자 특성과 같은 선거 캠페인의 통제를 벗어난 요인이 결정짓는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2012년 에머리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미국 대선 결과에서 나온 투표수 차이의 3분의 2는 직전 경제 성과와 재선을 노리는 후보자가 나왔는지 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캠페인이 영향을 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당파성’을 꼽았다. 인구의 약 40%는 특정 정당을 강력히 지지하고, 50%는 당파성이 약하다. 10%는 당파성 자체가 없다. 캠페인은 강력한 지지층을 제외한 60%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당파성이 약한 이들은 자기 정체성과 비슷한 메시지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한다. 유료 광고를 동원해도 반대 측의 메시지 자체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목표에게 전달되더라도 미약한 당파성이 메시지 전달을 막는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10%는 정치 자체에 혐오가 있어 정치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피한다.

다른 정당의 캠페인 또한 영향을 주는 혼잡한 환경도 캠페인의 영향을 줄인다.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도 반대 정당의 반박이 설득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서로 간에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의 영향으로 역으로 개인의 당파성은 더욱 강화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선거주기 동안 정서적인 당파 양극화 비율은 최대 150%까지 늘어난다.

한 정당의 캠페인 내에서도 한계가 있다.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여러 조직들 대부분이 비슷한 유권자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 이는 한 사람이 한 정당에게서 여러 차례 정보를 받는 일이 늘어나는 결과로 나타난다. 여러 대중에게 골고루 전달돼야만 할 메시지가 한 사람에게만 수십 차례 전달되며 낭비가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정당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것은 사실 정치권력의 놀라운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미국 연방정부가 연간 4조 달러 이상의 예산을 갖고 경제와 사회, 생활의 모든 면을 규제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선거가 임박했을 때 행정부를 누가 통제할지를 겨루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는 게 모두에게 정당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언스는 이밖에도 인공지능(AI)을 선거구 조정에 활용하는 것에 관한 논의와 권위주의적 통치가 일어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리뷰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가 가능한지와 온라인에서의 좌익과 우익의 차이, 다민족 사회의 사회적 결속 방법, 최근 민주주의 성장의 둔화 여부 등에 관해 다뤘다. 사이언스는 서론에서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사회와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민주주의를 증진시킴으로써 인간의 삶과 사회를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September 06, 2020 at 06: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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