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파이네, 1선발 자리 양보…쿠에바스는 불펜 등판
1차전 내준 kt, 외인 2인방 등판하는 2·4차전 승리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은 kt wiz의 신인 투수 소형준(19)의 쇼케이스와 같았다.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의 1선발로 파격 발탁된 소형준은 두산을 상대로 6⅔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비록 2-3으로 패했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역대급 투수가 나왔다"며 기뻐했고, 적장 김태형 두산 감독도 "1선발로 손색없다"며 극찬했다.
소형준은 미래 국가대표 투숫감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 뒤에서 자존심을 구긴 선수들이 있다.
kt의 외국인 투수 '듀오'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다.
데스파이네는 정규시즌 15승 8패를 기록한 kt의 에이스다. 5일이 아닌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특유의 리듬으로 올 시즌 최다인 207⅔이닝을 소화하며 kt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줬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1선발 자리를 신인 소형준에게 내주며 에이스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이 감독은 소형준을 1선발로 낙점하기 전 데스파이네와 대화하며 충분히 팀 사정을 설명했다. 데스파이네는 소형준이 시즌 후반기에 자신보다 더 강했고, 기복이 적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쿠에바스는 포스트시즌에서 kt 합류 이후 처음으로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데스파이네, 소형준과 함께 kt의 확실한 선발투수로 꼽히던 쿠에바스가 구원 등판한 것도 파격이었다.
쿠에바스가 기존 불펜들보다 더욱 확실하게 두산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승부수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0-0으로 맞선 8회초 등판해 첫 상대인 최주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희생번트 등으로 2아웃을 잡은 뒤 오재일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2사 2루에 몰리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김재윤이 2연속 적시타를 맞으면서 쿠에바스가 남긴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했다. 쿠에바스로서는 자존심이 두 번 상하는 결과다.
그러나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는 kt에 꼭 필요한 선수다.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기 때문에 더욱더 이들의 호투가 절실하다.
플레이오프는 5전 3승제로 열린다. kt는 남은 4경기에서 3경기를 이겨야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
데스파이네는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kt가 반등하려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1차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등판해야 한다.
만약 4차전까지 kt와 두산이 2승 2패를 나눠 갖는다면, 데스파이네는 오는 15일 5차전에도 등판할 전망이다. 나흘 휴식 후 더 잘 던지는 데스파이네의 특징이 잘 발휘되기를 기대할 수 있다.
쿠에바스는 선발투수로서 만회의 기회를 얻는다. 이 감독은 오는 13일 4차전 선발투수로 쿠에바스를 올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1차전에서 쿠에바스가 중간 계투로 나온 것은 선발 등판 준비 과정인 불펜 피칭을 대신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데스파이네가 2차전에서 승리를 이끌어줘야 kt가 3차전에서 지더라도 쿠에바스가 4차전에 선발로 나올 수 있다. 쿠에바스도 4차전에서 꼭 호투를 해줘야 한다.
비록 1선발의 영광은 대형 신인 소형준에게 양보했지만, kt 반격의 열쇠는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쥐고 있다.
abb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1/10 10: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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