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지난해보다 쉽고…영·수엔 까다로운 문제
최상위권엔 '물', 중상위권엔 '불' 예상도
응시생 최초로 50만 밑돌아 …재수생 강세 예상
국어: 작년보다 쉽지만 변별력 있어
1교시 직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의 오수석 교사(소명여고)는 “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 위한 2~3개 문항을 제외하면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고전가사 ‘월선헌십육경가’를 지문으로 활용한 22번(이하 홀수형),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다룬 지문을 읽고 푸는 37~42번 문항을 어려운 문제로 꼽았다.
자연계 수험생 "수학 어려웠다"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하다"나 "다소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수‧로그함수와 미적분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던 21번, 벡터와 직선의 방정식을 알아야 문제 풀이가 가능한 29번, 지수‧로그함수 그래프로 미분계수를 찾아야 하는 30번 문항이 까다로운 문제로 꼽혔다.
수학 가형을 응시한 수험생 김준호(19·동성고)군은 "국어는 확실히 쉬웠는데 수학은 전체적으로 어려웠다.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이가 클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조 교사는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학생은 빠르고 쉽게 풀 수 있지만, 개념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학생에겐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업체들은 수학 나형을 두고 '다소 어렵다'(대성학원), '다소 쉽다(메가스터디)' 등 엇갈린 예상을 내놨다.
영어 지난해보다 평이한 듯
고난도 문항은 함축 의미를 묻는 21번, 어휘를 알아야 하는 30번, 빈칸을 추론하는 33·34번, 순서를 묻는 37번이 꼽혔다. 채현서 봉담고 교사는 “21·30번은 EBS 연계 지문으로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지만, 33·34·37번은 연계되지 않은 지문이라 독해와 정답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에 비해 다소 쉽게 느껴질 뿐이지, 실제 난도는 높은 편"이라면서 "절대평가 첫해인 2018학년도에 비해 어렵고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수능 응시 역대 최저…재수생 강세 예상
응시 인원의 감소로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합격하지 못한 학생이 예년보다 늘고, 그만큼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의 등급은 상위 4%부터 1등급, 11%까지 2등급 식으로 백분위로 끊어 매기는데, 응시자가 줄면 등급 내의 학생 수도 줄어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서강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수시 합격조건으로 거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넘기는 응시자도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8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문제와 정답 관련 이의신청을 접수한다. 19일부터 25일까지 심사를 거쳐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성적은 다음달 4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천인성·박형수·전민희 기자
guchi@joongang.co.kr
2019-11-14 09:30:5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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