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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작동한다'는 한 문장의 의미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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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각] 정인경의 과학 읽기 과학이라는 발명 데이비드 우튼 지음, 정태훈 옮김/김영사(2020) “과학혁명이라는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과학사회학자 스티븐 셰이핀은 <�과학혁명>에서 이렇게 도발적인 주장을 했다. 17세기 유럽에서 근대과학이 출현한 역사적 사건이 ‘과학혁명’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 왜 과학기술학(STS) 학계에서는 ‘과학혁명 같은 것은 없었다’고 부인하는 것일까? 사실 과학혁명을 의심하는 것은 코페르니쿠스나 뉴턴의 과학을 의심하는 것과 같다. 과학이 실재하는 자연세계를 설명하는 완벽한 지식인 줄 알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과학혁명의 역사적 의미가 축소될수록 근대과학의 위상도 쪼그라들었다. 실제 20세기 중반,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가 나온 이후 과학의 입지는 매우 좁아졌다. 그동안 과학에 부여된 ‘합리성’이 박탈되었고, 과학은 하나의 패러다임이나 사회적 합의, 신념체계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상대주의의 물결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과학기술학, 사회적 구성주의가 등장했다. 여기에 속한 과학사학자나 과학철학자, 과학사회학자 등은 과학을 의심하고 공격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특별한 과학적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과학은 단지 합의된 사회적 구성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과학자나 일반 사람 들은 그들의 관점과 주장이 납득되지 않았다. 특히 과학자의 입장에서 과학혁명이나 현대 과학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영국의 과학사학자, 데이비드 우튼은 <�과학이라는 발명>에서 과학혁명의 역사를 다시 썼다. 과학혁명은 없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기존의 과학사 연구를 비판했다. “그들은 틀렸다. 과학혁명 덕분에, 우리는 고대나 중세의 철학자들이 지녔던 것보다 훨씬 더 믿을 만한 유형의 지식을 지니게 되었고, 그것을 과학이라고 부른다.” 그는 1572년에서 1704년 사이에 이뤄진 과학 활동을 방대하게 조사했다. 진보, 발명, 사실, 실험, 법칙, 가설, 이론, 증거 등의 새롭게 등장한 언어들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찾아서 실증했다. 언어를 분석하는 그의 작업은 근대과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과학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입증하고, 과학사와 과학 사이에 벌어진 틈을 좁혀 나갔다. 데이비드 우튼은 과학을 자연이라는 실재를 반영하는 지식이라고 보았다. 방법과 실행으로서의 과학은 사회적 구성물일 수 있지만 지식체계로서 과학은 사회적 구성물 이상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과학은 수학이나 실험적 방법으로 실재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과학자들은 관측된 사실을 토대로 과학의 모형과 가설을 만든다. 그 다음에 가설로부터 새롭게 발견되는 현상을 예측하고 검증한다. 이렇게 가설과 예측, 검증의 과정을 통해 잘못된 이론은 폐기되고 해체되었다. 과학은 지난 400년 동안 혹독한 검증과정에서 살아남은 지식이다. 우튼은 이러한 과학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과학은 작동한다.’(Science Works) 과학은 진리로 군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동하면서 믿을 만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과학혁명은 사실, 가설, 법칙, 증거 등의 새로운 언어를 통해 과학을 믿을 만하면서 동시에 해체 가능한 지식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1000페이지 분량의 <�과학이라는 발명>은 20세기 과학사의 흐름을 뒤엎는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학저술가



June 26,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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