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 속 범죄 증거를 찾아라! '사이버포렌식전문가'
-죽음의 원인 찾고 사망자의 권리 되찾아 주는 '법의학자'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거대해지면서 범죄 수법 또한 점차 다양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범행 목적도 불분명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단순히 몇가지 증거나 추론만 가지고는 범인을 잡기 어려워진 거예요.
여기 최첨단 수사 방식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밝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과학적으로 증거를 분석하고 통찰해 범인을 검거하는 과학수사대! ‘프로파일러’, ‘사이버포렌식전문가’, ‘법의학자’는 어떤 직업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이 기사는 <톡톡> 6월호 '진로를 Job아라'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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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로 범인의 흔적을 찾아라!
범죄 현장을 조사할 때는 사진을 찍어 현장 모습을 꼼꼼히 기록하고, 지문이나 발자국, 핏자국 등을 확인해 범인의 동선을 예측해요. 증거를 현장에 흘린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고 범죄 및 범인의 행동과 연결하는 하나의 과정을 ‘수사’라고 불러요.
과학수사는 범인이 범죄 현장에 남긴 흔적을 수집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신뢰성과타당성 있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범인의 죄를 입증하는 일이에요. 법화학, 법의학, 법생물학, 지문, 족적, 혈흔, 유전자, 미세 증거 등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됐을 때 가장 정확한 범죄 수사를 할 수 있어요.
사건 속 범죄 심리 꿰뚫는 '프로파일러'
프로파일링으로 수사 방향 제시
프로파일러는 프로파일링이라는 수사 기법을 활용해 증거나 범죄 현장 속에서 보이지 않는 범죄자를 그려냄으로써 미확인 용의자를 선정하고 검거할 수 있도록 도와요. 주로 증거나 단서가 없거나 적은 강력사건에서 현장에 나타난 범인의 행동을 심리적으로 분석해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수사 방향을 제시하고, 용의자를 추측하죠.
프로파일러는 우선 범인의 흔적을 모으고 사건 관련자의 진술이 신빙성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요. 그 다음은 용의자의 거주 범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법의 전과자들을 추려내요. 이후 용의자를 어떻게 심문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고, 피의자의 심리 면담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결론이 나면 범죄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요.
프로파일러는 특히 범죄자와 심리 면담을 통해 범죄의 실마리를 잡으려고 노력해요. 범인에게 사소한 질문을 던져 친근하게 다가간 뒤, 그들이 마음을 열고 범죄를 저지른 이유나 심리 상태 같은 이야기를 할 때를 기다리죠.
현재 전국에 약 40~50명의 프로파일러가 활동 중인데요. 프로파일러는 보통 대학원 석사 이상의 학력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채용을 하거나, 경찰공무원 공개채용을 통해 일할 수 있어요.
프로파일러도 직접 발로 뛴다!
프로파일러는 왠지 어두운 취조실에 앉아서 범죄자들과 대화를 하며 그들의 심리를 꿰뚫는 일만 할 것 같은데요. 사실 프로파일러도 경찰이기 때문에 직접 수사를 나갈때가 있답니다. 형사나, 수사 지휘부의 요청이 있을 때 투입되곤 하죠.
감식팀과 함께 출동한 프로파일러는 사건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지문, DNA, 혈흔, 발자국과 같은 증거를 찾고 세세한 범행 흔적을 추적해요. 이후 부검에 참관하거나 용의자 정보, CCTV 및 통신 자료 등을 받아 증거로 신뢰될 만한 것을 뽑아요.
분석력, 창의력, 인내력 필요해요
프로파일러에게는 이성적인 분석 능력, 범인의 마음 저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직관적 판단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또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범죄자의 마음속에 들어가 범행 흔적을 쫓으려면 과학적 분석 능력 이외에 창의력도 꼭 필요하죠.
범죄자와의 심리전에서 지치지 않으려면 인내력과 끈기도 있어야 합니다. 수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다른 과학수사 요원, 그리고 형사들과 얼마나 협력을 잘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해요.
프로파일러는 영웅이 아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그저 멋있다는 이유로, 범죄심리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면 안 돼요. 사회 안에서 사람이 왜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접근해야 하니까요.
사이버 세상 속 범죄 증거를 찾아라! 사이버포렌식전문가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진 모든 범죄 증거 잡는다
지난 5월 12일,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n번방’의 최초 운영자 문형욱을 구속했어요. 오래 전 자신의 기록을 모두 삭제하고 자취를 감춘 터라 검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범인이 잡힌 것입니다.
사이버포렌식전문가는 ‘사이버 공간’ 즉, 인터넷 커뮤니티나 온라인 게임 등에서 일어나는 범죄 증거를 찾는 일을 해요.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온라인 게임에서 일어난 성희롱 범죄 증거를 찾는 것 말이죠.
사이버포렌식전문가는 범죄 수사에 단서가 되는 디지털 기기의 정보를 복구하고 분석해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를 만들어요. 컴퓨터, 스마트폰, 온라인 커뮤니티또는 서버에 숨겨져 있거나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고 암호로 잠긴 파일을 해제해요.
그 다음 확보한 디지털 자료가 범죄자의 혐의를 입증할 효력이 있는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법정에 제출한답니다.
사이버포렌식전문가의 수사 과정
모든 수사 과정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나뉘어요. 첫 번째는 범죄 혐의를 알아채는 ‘인지’ 단계, 두 번째는 드러나지 않게 내부적으로 수사하는 ‘내사’ 단계, 본격적인 자료수집 및 피해자 조사, 증거물 수집, 피의자 입건 등을 진행하는 ‘수사’ 단계입니다. 범인의 혐의가 입증되면 검찰에 넘겨 재판으로 이어지게 되죠. 사이버포렌식전문가는 내사 단계부터 관여해요.
컴퓨터 능력은 기본, 글쓰기 능력도 필요해요
사이버포렌식전문가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은 프로그래밍 기술이에요.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는 코딩을 열심히 배워두는 게 좋겠죠? 파이썬이나 스크래치 같은 컴퓨터 언어는 고등학생이 충분히 독학으로 배울 수 있어요. 사이버포렌식 업무의 기본 중의 기본을 배우고, 논리력도 키울 수 있어 도움이 될 거예요.
또한 범죄 증거를 찾을 때까지 분석실에서 밤 새 모니터를 바라보는 일이 잦은데요. 이때 정말 의외의 곳에서, 그리고 아주 작은 곳에서 범죄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파일명 한 줄, 대화 시간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살필 수 있는 끈기와 꼼꼼함이 필요해요.
게다가 사이버포렌식전문가에게는 의외로 글쓰기 능력이 필요해요. 판사나 변호사 등 디지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도 어려운 기술용어를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분석서를 써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가장 중요한 건 ‘사이버 윤리의식’
사이버포렌식전문가에게 가장 필요하고 또 중요한 것은 ‘사이버 윤리의식’이에요. 사실 해커와 보안전문가는 윤리의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나뉘거든요. 타인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자주 접하게 되는 만큼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확고한 윤리의식이 필요해요.
사이버포렌식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경찰서에서 봉사활동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돼요. 실제 경찰관들이 하는 일을 옆에서 지켜보고 자문도 구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죽음의 원인 찾고 사망자의 권리 되찾아 주는 '법의학자'
죽은 사람은 말이 없어요. 그래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죽음의 원인을 스스로 밝힐 수 없죠. 특히 억울한 일을 당한 경우에는 생명이 끊어지는 순간 진실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해요. 이때 법의학자는 죽은 이의 몸 곳곳에 새겨진 흔적을 통해 죽음의 비밀을 풀어내요. 죽음의 원인을 밝혀 한 사람의 권리를 사회적으로 되살리는 일을 하는 거죠.
의학적·과학적 지식으로 범죄 수사에 기여해요
법의학자는 의학적, 과학적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경찰의 범죄수사에 도움을 주거나 사인과 사망 경위를 밝히는 일을 해요. 외상, 질식, 중독, 기아, 성범죄, 돌연사 등 사람이 병으로 죽는 것 외의 모든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직접 살피거나 부검하죠.
대한법의학회에 등록된 국내 법의학자는 50여 명 정도예요. 이들은 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같은 국가기관에서 근무해요. 하지만 상당수는 대학에서 교육과 연구를 하는 동시에 실제 업무에도 참여하고 있답니다. 일부는 법원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법의학 중점 병원을 열기도 해요.
경제적 보상보다 보람된 일을 원한다면 도전!
사회가 더욱 민주적으로 발전해 나갈수록 법의학도 함께 발전해 나가요. 그러나 법의학자가 하는 일은 경제적인 보상이 많다고 할 수는 없어요. 사람들의 ‘인권’과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키고 싶다면? 돈을 많이 버는 의사가 아닌 사회적으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법의학자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람의 권리 소중히 하는 마음가짐 중요해요
법의학자가 되려면 의과대학에 가서 병리학 전문의사가 돼야 해요. 우리나라 대학교에는 법의학 전공이 따로 없지만 법의학교실을 운영하는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부산대, 건국대, 경북대 의대가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중앙법의학센터에서도 법의학 훈련을 받을 수 있어요.
깊은 통찰력·꼼꼼함 필요해요
또한 모든 현상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보고, 되짚어 보면서 뒤집어 볼 줄도 알아야 해요. 일반적인 의학과 법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 사고 능력’을 기르고, 선입견을 버리고 사건을 깊이 들여다 볼 줄 아는 통찰력을 키워야 하죠.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인문학적소양도 길러두어야 해요.
항상 모든 현상들을 놓치지 않고 꼼꼼히 보려고 노력하고 어떤 사항들을 되짚어 보고 뒤집어보는 연습을 꾸준히 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선입견을 버리고 깊이 볼 줄 아는 통찰력을 키우려고 계속 훈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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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4, 2020 at 09:0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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