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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연어가 봄·가을 강으로 가는 까닭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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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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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 30일자 표지에는 왕연어(치누크연어)의 얼굴이 커다랗게 등장했다. 제목은 ‘봄일까, 가을일까’이다.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민물(강)로 회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같은 종이라도 봄에 회귀하는 연어와 가을에 회귀하는 연어가 갈린다. 이렇게 복잡한 동물의 행태 차이가 단 한 개의 유전자 영역 염기서열 차이 때문에 생겨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계절에 따라 이주하는 다른 여러 동물들의 복잡한 행동 역시 극소수의 유전자에 의해 조절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릭 앤더슨 미국대기환경청(NOAA) 연구원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사는 왕연어의 게놈을 분석해, 연어가 개체에 따라 봄과 가을에 각각 회귀하는 이유가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이 바뀌는 현상인 ‘단일염기다형성(SNP)’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 사이언스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서부의 새크라멘토강과 클래매스강에서 160마리의 왕연어로부터 시료를 채취해 게놈 전체를 해독했다. 여기에는 봄과 가을에 각각 회귀하는 개체가 모두 포함돼 있었는데, 연구팀은 두 연어의 게놈을 비교해 어떤 유전적 차이가 회귀 시기를 결정하는지 분석했다. 

먼저 성숙도나 체지방량 등 주로 연어의 성장과 관련이 있는 요인들이 연어의 회귀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존 추측을 검토했다. 실제로 봄에 회귀하는 연어는 가을에 회귀하는 연어보다 약 6개월 먼저 민물을 찾아 여름을 보내고, 크기가 작은 대신 체지방량이 높고 산란 시기도 이른 특성이 있다.

하지만 실제 게놈 해독 결과를 비교해 본 결과 이런 특성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와는 회귀 시기를 결정하는 데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8번 염색체 한가운데에 위치한 약 3만 개의 염기서열 부위가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림). 이곳에는 GREB1L이라는 유전자가 자리잡고 있는데, 척추동물의 발생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과 가을에 회귀하는 두 왕연어의 게놈을 서로 비교해 차이가 있는 부분을 막대 형태로 누적한 그래프다. 28번 염색체 부위에 유독 차이가 크게 나타난 부위가 하나 보인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봄과 가을에 회귀하는 두 왕연어의 게놈을 서로 비교해 차이가 있는 부분을 막대 형태로 누적한 그래프다. 28번 염색체 부위에 유독 차이가 크게 나타난 부위가 하나 보인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연구팀은 이 유전자에서 염기서열 차이가 회귀 시기를 결정하며, 체지방량이나 성숙도 등 다른 신체적 특성 차이는 순전히 회귀 시기가 달라지면서 서로 다른 환경에 노출돼 형성된 후천적 차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동물들의 행동이 복잡한 유전자의 작용이 아니라 단 하나의 유전자 영역에 의해 단순하게 조절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라며 “다른 동물들에게도 보편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지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ovember 01,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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