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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범죄 위에 나는 과학수사 – Sciencetimes -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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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가 일어난 현장, 특히 범죄 현장에는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현장에 남은 흔적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물적 증거 수집은 수사 방법의 과학화, 즉 과학수사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증거의 채취와 분석을 통해 범인이나 피해자를 확인하는 것은 과학수사의 기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추리와 수사, 과학수사로 가는 길

과학수사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과거에는 주로 사인(死因)을 밝히는 목적의 법의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특히 ‘부검’은 죽음의 인과관계를 밝혀 망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중요한 증거를 찾아내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기록에 따르면 동양은 13세기 초에 송자(宋慈)가 ‘세원집록’이라는 ‘검시 수칙’에 대한 책을 집필하면서 부검이 시작되었다. 서양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를 5세가 부자연스러운 죽음은 부검을 하도록 하는 법령을 마련하고, 이후 1976년 독일의 의사이자 병리학자인 루볼프 피르호(Rudolf Virchow)가 부검 기법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죽음의 원인이, 특히 살인 사건의 경우는 더더욱 범인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고, 그 때문에 용의자의 자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학수사의 역사에서 ‘부검’은 죽음의 인과관계를 밝혀 망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중요한 증거를 찾아내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개인식별, 현대 과학수사의 시작

그렇다면 현대 과학수사로의 대전환이 일어난 계기는 무엇일까?

법의학에 기반을 둔 종전의 수사기법이 사인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두었다면, 현대 과학수사는 범인을 색출하는 것이 목표다. 용의선상에 오른 여러 명 중 단 한 명을 고르는 것, 단 한 명을 식별하는 것이 수사의 시작.

이 같은 수사를 가능하게 한 최초의 과학기술은 지문 분석이다. 지문은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땀이나 유분으로 개개인마다 그 생김새 및 형태가 다르다. 어떤 두 사람의 지문이 우연히 같을 확률은 약 870억 분의 1에 불과. 따라서 현장에 남겨진 누군가의 지문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지문이 범죄의 증거로 채택된 1900년대 초 이후, 혈액형과 음성 등을 포함한 DNA 등 개인식별 분야가 발전하면서 현대 과학수사가 시작되었다. 수사 방법을 과학화한다는 것은 증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증거의 신뢰도를 높이고, 그로 인해 자백 내지는 정황증거의 모호성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과학수사, 4차 산업혁명과 만나 법과학이 되다.

바야흐로 4치 산업혁명의 시대다. AI,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기술이 사회 전반의 분야에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과학수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의 수사 방법에서 모호성이 사라지자, 수사는 객관성이 살아났고, 수사 방법에 과학기술이 더해지자, 수사는 정교해졌다. 특히 AI를 활용한 과학수사는 빅데이터의 학습과 판단 능력을 통해 범죄 수사를 비롯하여 개인식별을 위한 얼굴인식, 예측 치안, 불공정 및 강력 범죄 차단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과학수사는 빅데이터의 학습과 판단 능력을 통해 범죄 수사를 비롯하여 개인식별을 위한 얼굴인식, 예측 치안, 불공정 및 강력 범죄 차단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 과학수사 분야의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경찰청이 함께 개발한 ‘AI 기반 임장일지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 중이다. 임장일지란 사건의 개요 및 범행 수법 등이 상세하게 기술된 기록으로 범인 검거 및 검거 후 여죄 확인을 위한 자료이다.

지금까지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에 흩어져있는 사건 기록, 즉 임장일지를 모두 뒤져서 유사 사건을 확인한 후 용의자를 추적해왔다. 방대한 자료를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경찰서 간 공조 절차를 거치다 보니 신속한 추적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임장일지 빅데이터 검색에 AI 기술을 적용하자, AI가 사건을 분석하고 범죄 유사도가 높은 순서대로 과거의 다른 사건의 임장일지를 도출해낸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발표에 따르면 기존 알고리즘(TFIDF, Binary 벡터, 토픽모델링)과 최신 알고리즘(Doc2Vec)의 문서 유사도 측정 알고리즘을 활용한 덕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검거된 피의자의 임장일지와 상황·수법이 유사한 미제 사건의 임장일지를 찾아내기 위해 기존 알고리즘(TFIDF, Binary 벡터, 토픽모델링)과 구글 최신 알고리즘(Doc2Vec)의 문서 유사도 측정 알고리즘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최근 발생한 범죄들은 그 수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디지털 범죄, 지능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적인 범죄 현장이 범인의 흔적과 단서들을 노출했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범죄 양상은 인터넷상에서 비선형화되거나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공간에서의 수사 한계와 사생활 침해 우려 등 원활한 수사를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여전히 많고도 높다. 그러나 아무리 범죄가 교묘해진다 해도 이에 대응하는 과학수사도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어 창과 방패의 대결 역시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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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9, 2020 at 08:0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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