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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개 뉴런을 1000조개 접합부로 연결… 과학의 마지막 미개척지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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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 왜 중요한가

“뇌가 작동하는 원리도 다 모르는데, 어떻게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AI)을 만들겠나?”

리옌훙(李彦宏) 중국 바이두(BADU) 회장의 말이다. 뇌는 4차 산업혁명의 두뇌, AI의 원본이다. 사람처럼 판단하는 강(强) AI가 현실화되려면 인간 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이란 말 그대로 지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뇌과학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세상을 인식하고,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 바로 지능”이라며 “지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여전히 현대 과학의 숙제이지만 지능, 정신, 그리고 자아 모두 뇌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 뇌과학이다. 김 교수는 뇌과학이 생물학적 자연과학이면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적 성격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창의성과 도덕, 윤리 모두 결국 뇌라는 생물학적 원인에서 출발한다는 주장이다.

급속도로 전 산업 분야에 보급되고 있는 AI 붐은 역설적으로 뇌과학의 혁신을 초래했다. 뇌 모방에서 출발한 AI,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은 거꾸로 계산신경학(Computational Neuroscience)으로 생물·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촉발했고, 다시 이 성과가 AI와 뉴로모픽(뇌 신경세포 모방) 반도체 개발로 선순환되는 융합 학문의 장을 열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 역시 컴퓨터 천재이자, 인지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뇌과학자를 겸했다.

양쪽을 다 알지 못하면 21세기 과학기술의 선두주자가 될 수 없다. 뇌는 흔히 신경의 숲으로 불린다. 컴퓨터로 비유하면 반도체 칩에 해당하는 뇌 신경세포(뉴런) 1000억 개를 1000조 개의 시냅스(접합부)로 연결한 대형 정보처리장치이다. 그 무수한 배선의 지도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숲속 나무들이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모른다.

최근엔 글리아(glia)로 불리는 교(膠)세포가 새롭게 떠올랐다. 뇌의 80% 이상을 구성하는 주세포이다. 여기서 뉴런 못지않은 중요 기능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우리 몸속에서 작지만 가장 큰 기관, 뇌는 21세기 첨단과학을 총동원해도 알아낸 비밀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우주 탐사가 우리 은하 태양계에서 첫발을 뗐듯, 인류는 1.4㎏의 소우주 탐험을 막 떠났을 뿐이다.

인간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총 에너지의 20%를 사용하는 초고성능 소형 컴퓨터, 지능과 의식의 진앙(震央), 뇌는 과학의 마지막 미개척 영토이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September 02, 2020 at 08:5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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